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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후기

취미부자의 취미목록

나는 찐NFP답게 취미 부자다. 뭐 하나 진득하게 오래하지는 못하는 대신, 다양한 것들에 관심이 많고 뭘 해도 웬만큼은 한다는 것!?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왜냐하면 내가 몰랐던 나의 적성을 발견해나가는 발굴 작업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마침 직장을 그만둬서 쉬는동안 많은 취미활동에 매진할 수 있었다.

 

발레

먼저, 예전부터 해오고 있는 발레. 이건 반년넘게 하고 있으니 나랑 정말 잘 맞는다는거다. (반년이면 NFP한테 기나긴 기간임) 발레의 매력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위에서 춤을 춘다는 것.(마치 내가 오선지 위의 음표가 된 것 같다.) 고양이처럼 (부드럽고 가볍게) 움직이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이와 성별을 초월하여 발레를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발레를 하는 내 나이 또래 성인들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들과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의 춤추는 모습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발레는 앞으로 계속 함께하고싶은 소중한 취미이다.

 

포토샵/일러스트

내일배움카드로 국비지원받아서 배우고 있는 포토샵.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만들어놨던 재직자내일배움카드로 그린컴퓨터학원에서 포토샵을 배우고 있다. 감사하게도 강사 선생님이 초보자들 맞춤형으로 잘 가르켜주셔서 금방 기본 스킬을 익힐 수 있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이런 간단한데도 대단한 기술을 그동안 모르고 살아온 게 원통할 따름이다. 주 2회수업으로 한번에 3시간 수업인데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가장 좋은 건 창작물을 만들다보면 잡념을 잊게 된다는 것이다. 직접 광고인쇄물을 만들어보는 기분이 꽤나 짜릿하고 포토샵/일러스트도 창작과 배출을 가능케 하는 또다른 미디어가 되는구나 싶었다. 배우길 정말 잘했다.

 

미술학원

런던의 테이트브리튼에 갔을 때 서서 읽었던 다양한 드로잉북이 혼자서 드로잉 연습을 할 때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기본적인 가이드라인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느껴서 본격적으로 미술학원도 다녀보고 싶었다. 집근처에도 미술학원들이 있었지만 뭔가 입시미술스러운 느낌이 안 땡겨서 검색에 검색을 하다가 찾아가게 된 성수역 근처 <이차원작업실>

나는 수채화반을 신청했다가 우연에 많이 의존하고 내가 물감을 조절하기가 힘든 수채화는 나랑 맞지 않는 것을 느끼고..아크릴을 이용하여 작업하는 작품반 수업으로 바꿨다. 이차원작업실의 져니선생님은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적어보고 그 생각의 흐름을 회화화하는 연습을 하게 해주었다. 나의 첫작품도 내가 당시에 가지고 있는 고민과 그 고민을 갖게 했던 계기가 되는 경험을 회화적으로 나타낸 그림이었다. 그 그림을 그리면서 그 상황에 대해 곱씹고 그 상황이 나에게 특정 감정을 유발한 이유에 대해서 반추해보게끔하여 사실상 슬픔이나 분노를 예술로 승화하게 해주는 살풀이같은 역할을 했다. 미술치료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미술치료가 이런 원리로 진행되지 않을까? 성수라는 공간의 독특한 느낌과 인간적으로 맑고 선한 영혼을 가진 져니 선생님 덕분에 미술 학원에 다녀올 때마다 힐링받는 기분이었다. 져니 선생님이 물감 속에 빠진 사진 합성해서 드려야 하는데 ㅠ.ㅠ 날잡고 해야겠다. 아무튼 이차원작업실은 틀에 박힌 미술학원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여기는 자신의 생각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그려낼 수 있는 곳이다.

 

이뿐만 아니라 수동카메라로 사진찍기, 영작문 수업 등 말할 게 더 남아있는데 나중에 마저 자세히 써야겠다.

이렇게 적어보니 내가 짧은 기간에 그래도 다양한 경험과 배움을 쌓았구나. 그래도 못 해서 아쉬움 남는 것이 바로 소설쓰기랑, 영상편집, 목공학원 가서 좀 큰 가구 만들기다. 일을 다시 시작하더라도 틈틈히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갈테다.